김유찬 무대감상글 6500자 써왔습니다(...) 사람 없는 시간에 슬쩍 놓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김유찬 찬양글 4천자 쓰고 갔던 사람입니다 제가 왜 돌아왔냐면 갑자기 김유찬 무용수님에 대한 애정이 넘쳐흐르고 있어서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털어놓기 위해 왔습니다(...) 이렇게나 긴 글은 유찬님도 안 읽으실 것 같지만 저는 그냥 제가 쓰고 싶으니까 씁니다. 제가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닌데 최애한테는 달라지네요. 네 제 애정을 담아내기에는 사실 4천자로 부족했습니다. 300자밖에 못 쓰는 트위터에서 놀고 있는데 다행히 플러스챗은 4만자까지 쓸 수 있네요. 아무리 저라고 해도 4만자까지는 못 쓰지만 아무튼 제 글이 부디 유찬님을 좋아하는 팬분들께,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유찬님께 닿았으면 좋겠네요. 이번에는 무대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공연감상글 쓰는 데는 쥐약이지만 어쨌거나 팬이라면 써봐야죠. 내 최애가 열정을 다해 만들어낸 무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고요. 최애 무대 하나당 6천자씩을 써내는 친구가 있는데 저는 그정도로 글을 잘 쓰지는 않아서 아마 어설픈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서두가 길었네요.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피지컬 테크닉 오디션부터 시작해볼까요. 1라운드는 바 테크닉, 2라운드는 지정 테크닉, 3라운드는 1:1 지정 테크닉, 4라운드는 그랑 피루엣,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사위원분들이 요청하신 추가 라운드가 있었죠. 오디션 전에 몸풀기 때부터 유찬님은 남달랐습니다. 지금도 볼때마다 터지는 제 웃음벨 짤인데 완벽 ❄︎0도의 다리찢기 짤 다들 기억하시죠?? '쟤 옆에는 안 갈거야'라고 말씀하신 민찬님의 말까지 더해져서 정말 인상깊었던 장면이었습니다. 1라운드, 2라운드는 그냥 넘어가고요 3라운드 얘기를 해 볼까요. 아마 유찬님 팬이라면 다들 잊지 못할 장면일 겁니다. 마네쥬 말이죠. 쭉쭉 뻗으며 시원시원하게 도는 마네쥬가 얼마나 예뻤는지 발레알못인 저도 감탄할 정도였네요. 4라운드의 그랑 피루엣도 정말 아름다웠어요. 자막에서 나온 것처럼 한 마리의 백조 같은 자태였다고 할까요. 끝까지 마치시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피루엣이었습니다. 그리고 추가 라운드. 총 4라운드의 오디션을 거치며 분명히 많이 힘드셨을 텐데 라운드가 시작되자 미소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점프를 뛰시던 모습을 잊지 못해요. 유찬님의 유연성을 최대한 살린 멋진 그랑 제떼로 무대를 종횡무진하신 후에 내가 바로 퍼스트다 못을 땅땅 박아버린 것만 같은 완벽했던 피루엣, 그리고 카리스마있는 멋들어진 엔딩포즈까지 구성이 그야말로 최고였어요. 유찬님 본인도 언급하셨지만 아마 이때부터 안무 구성능력이 돋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주기적으로 돌려볼 정도로 유찬님의 추가 라운드를 정말 좋아합니다.
다음은 발레 댄스필름 블랙 스완에 대한 이야기를 해봐야겠죠. 댄스필름 전에 메인조역 오디션부터 얘기해보고 싶네요. 이때 경원님과 미리 합을 맞춰본 것은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어요. 두분 합이 너무 좋아서 오디션뿐만 아니라 댄스필름에서까지 완벽했네요. 그래서 방송에서 안무 전체를 보여주지 않은 게 정말 아쉬웠어요. 어차피 1분 내외의 짧은 안무였을텐데 왜 짤라서 보여주셨는지;ㅅ; 본 댄스필름에서 안무가 나오기는 했지만 오디션에서의 안무하고는 끝부분이 다른 것 같았거든요. 어쨌거나 유찬님과 경원님의 합과 춤은 메인조역 오디션 때부터 이미 제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본 댄스필름에서는 주역 뒤에서 추는 씬이 몇 개 있고 두분이 메인으로 나오는 씬이 하나 있죠. 데빌스완과 엔젤스완의 강렬한 대립씬 뒤에 2분 16초부터 우아한 흑조 둘이 나와서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장면 말이죠. 유찬님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경원님의 남성적인 강렬함이 합을 이뤄 정말 매력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는데요,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다 좋았지만 특히 경원님한테 들려서 돌려지는 장면하고 그 바로 직전에 잠깐 포즈하는 장면(...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플챗도 블로그처럼 중간중간에 이미지 넣을 수 있게 해주시면 안되나요??)이 하나는 아름답고 또 하나는 강렬해서 좋았어요. 두 마리의 흑조가 그야말로 부드럽고도 강하고 우아하고도 멋져서 시선을 완전히 뺏겼어요. 네 물론 제가 유찬님이 최애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정말 멋진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스테이지 버전의 블랙 스완도 있었죠. 라이브여서 그런지 댄스필름과는 다른 스테이지 버전만의 매력이 있었어요. 군무 인원이 줄었는데 그래서 주역에 좀더 집중되는 느낌이었고 댄스필름보다 클로즈업을 많이 잡아주셔서 무용수분들의 표정연기를 좀더 잘 볼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었네요. 메인조역 리더들의 의상이 댄스필름보다 좀더 시스루가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네 사심 들어간 거 맞습니다;;) 그냥 제 느낌일 수 있겠지만 유찬님의 춤이 댄스필름 때보다 좀더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저는 스테이지 버전도 정말 좋아해요. 클로즈업이 많이 들어가서 유찬님의 얼굴을 좀더 잘 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이 다음 순서는 원래대로라면 위혼무겠지만 넘어갈게요. 이유는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스카이캐슬입니다. K-컨텐츠 네 작품 중에 유일하게 책상이란 소품을 사용하죠. 책상은 단순히 학생임을 표현하는 소품일뿐 아니라 억압을 상징하는 소품이 아닐까 싶네요. 중간에 책상을 치우는 장면이 있는 것도 성적에 대한 억압에서 ❄︎나 자유를 찾기 위함이라고 느꼈어요. 학생들은 처음에 책상 위에서 춤을 시작하죠. 책상을 두드리고 머리를 쥐어뜯고 책상을 들어올리고 그 위에 올라가기도 해요. 억압에 눌려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죠. 그리고 책상에서 내려온(=억압에서 몸을 피한) 반항아들은 모범생을 괴롭힙니다. 이때 모범생을 괴롭히면서 종이를 찢는 장면이 있는데 반항아 본인도 괴로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모범생을 괴롭히긴 하지만 반항아들 역시 같은 억제 안에 갇혀있기에 그들 또한 괴로워하는 학생일 뿐입니다. 모범생의 책상을 뺏고 나서 잠시 후에 다시 자신의 책상을 가져오는데 이때의 책상은 예전처럼 심하게 억압하지 않아요. 금방 치워버리죠. 그리고 반항아들끼리의 창작 구간이 나오는데 서로 대립하는듯 보이지만 사실은 공감하고 함께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반항아'라는 건 삐뚤어진 학생이지만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만큼 상처가 많다는 뜻이잖아요? 준혁님이 유찬님을 들어올리고 둘이 같이 쓰러지는 장면에서 저는 그 상처를 함께 나누며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이제 학생들은 자신들을 억압하던 책상에서 ❄︎나 자유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합니다. 종이가 휘날리고 재킷을 ❄︎던지려 하고 바닥을 구르며 처절한 몸짓을 하죠. 그리고 결국 옷을 ❄︎던지며 끝납니다. 옷을 ❄︎던진 것이 꼭 자유를 되찾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최소한 그들은 자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은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스카이캐슬 감상이었습니다. 유찬님의 춤에 대해서 짧게 얘기해보자면 같은 안무지만 역시나 발레적인 우아함이 섞여서 유독 눈에 띄었네요. 반항아 역도 잘 소화하셨다고 생각해요. 모범생을 괴롭힐 때의 처절함이 특히 좋았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스카이캐슬을 여러번 반복해서 봤는데 다시 봐도 스카이캐슬 특유의 절제된 분위기와 억압의 감정, 그리고 그것을 터뜨리는 엔딩이 너무 좋네요. 아무튼 스카이캐슬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제 드디어 저를 항상 구원해주시는 구원 차례네요. 당신의 마음을 SAVIOR 얘기를 하기 전에 캐스팅 오디션 영상 얘기부터 할게요. 그 영상이 구원의 시작이니까요. 먼저 시놉시스를 보자면 <혼자인 것 같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손길로 구원을 받은 '나'는 누군지 모를, 그러나 절대 잊지 못할 그 손길을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 길이 많이 멀고 험할지라도, 그 끝이 정녕 죽음일지라도...>입니다. 시놉시스를 보면 '구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네요. 칠흑같은 어둠 속에 있는 것을 상징하듯이 유찬님의 안무는 한손으로 두 눈을 가린 채 시작합니다. 그리고 카운트가 시작되자 눈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는 천천히 걸어나오죠. 저는 이때 이미 구원을 받았다고 느꼈어요. 50초간의 안무는 자신을 구원해준 손길을 찾으러 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했고요. 그 길은 몹시도 처절하고 슬프면서 아름답죠. 아마 50초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면 플로어에서 구르면서 손을 뻗는 장면과 마지막 엔딩포즈일 거예요. 이미 구원을 받았지만 자신을 구원해준 손길을 향해 가는 여정이 험난하기에 그 손길에게 다시 한번 손을 뻗어보는 게 아닐까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엔딩포즈는 전체 안무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인데요, 조명이 푸른색으로 바뀌면서 쿵 하는 음악과 동시에 두 팔을 마주잡고 들어올린 채 떨어집니다. 제게는 마치 교수형을 받은 사형수가 쿵 하고 떨어지는듯이 보였어요. 구원의 손길을 찾아가던 여정은 결국 죽음으로 끝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찬님 영상 중에 가장 많이 본 영상인데 길이는 짧지만 그 안에 충분히 많은 서사가 담겨있고 너무나도 슬프면서 아름다운 무대였어요.
이제 진짜 구원에 대해서 이야기해봐야겠죠. 당신의 마음을 SAVIOR, 일명 니맘쌔벼입니다 ㅋㅋㅋㅋ 시놉시스는 <칠흑 같은 어둠 속 유일한 빛이자 구원이었던 당신의 희생을 나는 기억합니다. 이제는 내가 당신의 영원한 '마지막 잎새'가 되겠습니다.>입니다. 여전히 구원을 받은 후에 구원해준 손길을 찾는 이야기네요. 다만 이전 캐스팅 오디션 영상에서는 구원의 손길을 찾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SAVIOR에서는 자신 스스로가 그의 구원이 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죠????? 감상을 쓰려고 영상을 튼 순간 깨달았습니다. 저 망했네요.....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아름다움이 너무 커서 그걸 깨지 않으려고 일부러 안 보던 영상이었는데 다시 봐도 그냥 아름다움 그 자체라서 도저히 감상이니 분석이니 쓸 수가 없어요........ 네 그냥 홀리하시고 아름다우시고 천사같으시고 처연하시고 저의 구원이시네요... 도대체 이 무대에 아름답다 말고 무슨 말을 해야 하죠???? 아무리 봐도 영상을 튼 순간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고 심장이 뛰어요. 저는 도저히 이 무대에 감상을 쓸 수가 없겠습니다. 죄송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유찬님을 보면 할 말을 잃어버리네요. 누가 쓸모없는 제 머리 좀 총으로 쏴주세요. 저 죽어도 유찬님이 구원해주실 거예요(...)
이번에는 Dear, 입니다. 파이널 투표 영상이었죠. 그동안 했던 투표 중에 가장 힘들었었는데 투표에 대한 글이 아니니까 그냥 넘어갈게요. 그렇지만 파이널까지 정말 지긋지긋하게 끊임없이 투표를 시킨 엠넷 미워요....... 아무튼 시놉시스는 <아프게 해서 미안해. 버텨줘서 고마워. 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너의 슬픔과 아픔과 기쁨을, 너의 그 모든 순간을 응원해. 수고했어.>네요. 어쩐지 파이널까지 달려오면서 고생했던 유찬님 자신과 팬들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유찬님이 인스타에 남기신 글을 보면 실제로도 그게 맞는 것 같고요. Dear,는 스스로를 천천히 감싸안는 뒷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듯한 몸짓이죠. 그리고 음악이 시작되자 작은 손짓으로 시작했던 춤은 큰 동작이 되어 무대를 돌아다닙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유찬님의 안무는 음악과 정확히 딱딱 들어맞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죠. 한국어로 된 가사에 안무를 하신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변함없이 가사와 춤이 너무 잘 어울려서 감탄했어요. 가사 하나하나에 신경써서 안무를 짜신 게 느껴졌습니다. 이 가사 자체가 유찬님이 저희에게 하고 싶은 말일수도 있겠네요. Dear,를 보신 분들이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고 하셨던 말씀처럼 이 무대 자체가 저를 감싸안는 하나의 큰 위로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갈색 톤의 의상을 입으셔서 그런가 서정적인 가사와 더불어 가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스테파는 가을에 방영을 시작했잖아요? 꿈같은 가을을 제게 주신 유찬님의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마지막으로 유찬님이 달의 신선 역을 맡으신 신선놀음입니다. 곰방대를 들고 우아하게 등장하신 첫 모습부터 시선을 사로잡았죠. 그간 유찬님이 하셨던 다른 무대들과는 달리 순수하게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에 유찬님도 즐기면서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나는 무대를 좋아해서 신선놀음이 참 좋았어요. 유찬님의 솔로구간은 다시 한번 유찬님의 안무창작능력을 증명한 구간이었어요. 곰방대를 입에 물고 나온 첫 장면부터 자유롭게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 곰방대를 가지고 노는 연기까지 뭐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네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분명히 한국무용인데 발레의 선이 녹아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유찬님은 항상 다른 장르를 해도 본인만의 색으로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유찬님의 춤을 좋아합니다.
드디어 긴 글이 끝났네요. 제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저의 견해일 뿐 유찬님의 의도나 다른 분들의 감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뭐 어떤가요? 무용수는 춤을 통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관객의 몫인걸요. 글자수를 세어보니 6500자 정도 나오네요. 7천자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짧았군요 ㅋㅋㅋ 이 긴 글을 다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언젠가 또 유찬님에 대한 애정이 넘쳐흐르는 날이 오면 또다른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김유찬